▲ 천안죽전원 봉사활동에 나선 소나무회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우측에서 네 번째가 이문자 회장).
[천안신문] “장애인 보호시설 거주자들이 나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안길 때마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등을 보듬어주면 사랑해준다는 것을 느끼고 내 품에서 천사 같은 미소를 지어 보여요. 이 때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입니다.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 내가 베푸는 것이 받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30명으로 구성된 봉사모임인 소나무회를 이끌며 10년째 천안지역 여러 장애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문자(60) 회장은 “봉사활동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보람이나 기쁨을 절대 알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안여중 학부모와 학생들의 모임으로 지난 2005년 처음 결성된 소나무회는 학부모 15명과 그들의 자녀 15명이 함께 천안지역 지적장애인 보호시설인 천안죽전원에서 매월 1회 김밥 싸주기, 청소, 빨래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이와 별도로 수시로 생필품이나 과일 등을 사들고 시설을 방문하기도 한다.
소나무회의 봉사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김밥 만들기다. 지난 2005년부터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시설인 ‘사랑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소나무회는 2011년부터는 매월 한번씩 김밥 150줄을 직접 만들어 장애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소나무회는 지난 3월부터는 천안죽전원에서 같은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인근의 장애인복지시설인 선재원에서도 매월 김밥 50줄을 만드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문자 회장은 지금까지 줄잡아 7천줄이 넘는 김밥을 만들어 장애인들에게 제공했다.
이 회장은 “오랜기간 봉사활동을 하던 중 김밥을 만들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어 시작하게 됐는데, 지금은 시설 장애인들이 김밥 먹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최상의 국내산 재료를 이용해 정성으로 김밥을 싼다”는 이 회장은 “봉사자들이 청소년 자녀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녀교육이 따로 필요 없다”며 “봉사자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남을 돕는 것이 무척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문자 회장의 봉사 바이러스는 인근 노인들에게도 전파됐다. 구성 9통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의 선행을 지켜본 구광노인회 어르신들이 폐지를 주워 모은 돈과 노인정 예산을 아껴 매년 70만 원 상당을 장애인복지시설과 청룡동주민센터에 기부하게 된 것.
이 회장은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기부를 하시니 통장으로서 너무 흐뭇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나무회 봉사활동은 임주연 총무를 비롯한 모든 회원들이 함께 노력하는 것인데, 나 혼자만 언론 인터뷰에 나서게 돼 미안하다”며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