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6.03 07:28
Today : 2024.06.03 (월)
때이른 무더위 전력수요 급증, 각계각층 전기에너지 절약 동참 필요
때 이른 한여름 불볕더위에 냉방기 등 전력수요가 급증하며 전력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6월7일 수도권 및 중부지방 기온이 30도를 웃돌자 예비전력이 300만㎾대로 떨어지며 전력예보상황이 ‘관심’ 상태로 전환됐다. 전력 상황이 관심 상태로 바뀐 것은 지난해 9월15일 정전사태 이후 처음 내려진 조치다.
예비전력이 400만~500만㎾이면 준비, 300만~400만㎾ 관심, 200만~300만㎾ 주의, 100만~200만㎾ 경계, 100미만㎾ 이면 심각 단계다.
한국전력 천안지사에 따르면 최근 예년보다 때 이른 더위로 전력 상황은 기온이 최고치에 달하는 2시 전후로 ‘준비’ 단계를 종종 보였으나 지난 7일 ‘관심’ 단계로 떨어진 이후 21일까지 세 차례 ‘관심’ 단계를 보였다. 급기야 6월14일에는 예비전력이 210㎾로 떨어지며 ‘주의’ 단계를 발령 올 여름 힘겨운 전력난을 예고했다.
특히 6월 전력 상황이 불안해진 이유는 더위 탓도 있지만 일부 발전소가 설비용량 증가와 정기 점검 등으로 인해 발전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6월말 까지 보령1, 2호기와 울진4호기가 점검에 들어가 360만㎾의 공급 감소가 발생했고 7, 8월에는 울진4호기와 함께 울진3호기도 점검이 예정돼 200만㎾의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현재 발전소 2곳의 점검으로 인해 전력상황이 어려운 상태”라며 “화재로 멈춘 보령1, 2호기가 점검을 마치고 6월 말부터 가동되고 7월 초 운행 예정인 신월성 1호기를 이달 말로 앞당기면 전력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더위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전력소비 급증으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질 수 도 있다며 전기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력대란이 예상되면서 정부는 지난 21일 사상 첫 정전대비위기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전기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전력 소비 급증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사태를 대비했다.
이날 대응훈련은 전력소비량 급증이 예상되는 하절기에 시민들의 전력수급 심각성 인식 및 절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오후 2시부터 20분간 천안시를 비롯한 읍 단위 이상 전국의 도시에서 실시됐다.
훈련은 일반 가정, 산업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경계단계가 발령되는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등, 컴퓨터, 냉방기 등 불필요한 전원을 일제 차단하는 절전훈련을 실시했다. 또 공공기관, 공동주택, 상가, 산업체 등에서는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운전 상태 등을 점검했다.
이와 더불어 천안시와 한전, 시민단체들은 여름철 전력난 해소를 위한 에너지 절감대책을 수립하고 나섰다.
천안시는 전력사용 피크시간대에 냉방기 가동을 일시 중지하고 매주 수요일에는 강제 소등하는 등 에너지 절약에 힘쓰고 있다.
6월1일부터 9월21일까지 전년대비 전기사용량 5% 절약을 목표로 공공기관과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참여하는 하계 전력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시청사를 비롯한 공공청사의 실내 냉방온도를 28℃ 이상으로 제한하고 전력사용 피크시간대(오후 2~5시)에는 총 3차례에 걸쳐 총 105분간 냉방기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지한다. 또 매주 수요일을 야근 없는 날로 지정해 저녁 7시에는 시청, 구청, 사업소, 읍면동 사무실의 강제 소등을 실시한다.
시는 민간부문의 참여도 독려하기 위해 20명으로 구성된 에너지 절약 지도단속반을 편성,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 건물·사업장에서도 냉방온도를 26℃ 이상으로 제한하고 전력사용량 피크시간대에는 냉방기 순차 운휴를 권고하고 나섰다.
한전 천안지사도 하계 전력수급안정을 위한 지정기간 수요조정 및 주간예고 제도를 천안지역 350여개 사업체에 홍보하고 적극 참여를 당부했다.
한전은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을 지정해 지정기간 운영여건에 따라 전기요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7월24일부터 8월31일까지 기간별로 차등을 두고 전기절감 목표량에 따라 ㎾당 560원에서 680원까지 전기요금을 할인해준다.
또 전력소비 주간예고 수요조정제도를 실시해 예고기간 및 이행실적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한전과 약정계약한 사업체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한전에 전기사용 조정을 신청하고 예고기간과 전기사용중단 이행실적 비율에 따라 ㎾당 270원에서 450원까지 지원한다.
한전 관계자는 “천안지역 참여대상 사업장 중 약 30%정도가 참여하고 있다”며 “주간예고 수요조정제도는 신청 후 이행실적이 없어도 제재사항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전기에너지 절감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천안교육청을 비롯한 각 급 학교도 동참하고 있다.
천안녹색소비자연대는 7월에 실시되는 ‘우리아파트 에너지 절약왕 경진대회’를 비롯해 녹색살림 실천단 모집 등 다양한 에너지 절약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녹소연 관계자는 “가정에서부터 전기 에너지를 아낀다면 올 해 전력위기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녹소연에서 펼치는 다양한 캠페인에 시민들이 적극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교육청 관계자도 “적정 실내온도 유지 및 소등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각 학교에서는 에너지 절약 교육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