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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재결특위 양날의 검 될라야심차게 출발했던 천안시의회 천안시재정건전성확보 및 결산검사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재결특위)가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모습이다. 천안시의회 재결특위는 지난 20일 간담회를 갖고 천안시에 요구할 자료에 대해 협의했다. 당초 자문교수 초청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해당 교수와 일정이 맞지 않아 연기되면서 자료요구가 논의된 것. 자문교수 초청 토론회는 앞서 16일에도 예정돼 있었지만 무산됐으며 23일 오후 2시 예정된 회의도 여태까지의 모습을 봐선 또 연기돼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다. 재결특위는 전문성을 확보하고자 추진했던 자문교수단 선임 때도 4명이 거론돼 3명으로 압축하려 했지만 합의가 원만치 않아 현재 2명만 확실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간담회에서는 시민단체 초청 토론회와 별도 용역추진 등에 대해서 논의했지만 좀처럼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 마치 사공 없는 배처럼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모습이다. 모든 계획에는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돼야 성공여부가 판단된다. 또 그래야 정확한 분석도 할 수 있고 보완도 가능하다. 예컨대 '난 꽃순이와의 사랑을 이루겠다'는 두루뭉실한 목표보다는 '사랑을 이루겠다'는 것을 '키스'로 할 지, '얼마 이상 사귀는 것'으로 할 지, '결혼'으로 할 지 구체적인 목표로 제시해야 성패 판단이나 추진 방법, 평가 등이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특위는 '천안시 재정건전성 확보'와 '결산검사제도 개선'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구체화 할 것인가. 본 기자가 볼 때는 여기에 대해 우선적이고 가장 중요하게 고민했어야 했다. 특위의 조사방향과 결과물이 결정되는 중요한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1주일에 두 번, 그것도 어떤 준비 없이 한 시간 정도의 간담회를 갖는 것만으로 과연 합리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만약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에서 부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면 최우선적으로 자문교수단을 구성해서 조언을 구하고, 의원들이 매일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물의 청사진을 그렸어야 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선 그 그림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천안시가 감사원의 분식회계 지적을 받았을 때 의회의 기능도 도마위에 올랐고 그것의 돌파구이자 의회의 위상을 쇄신할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특위의 구성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결국 이번 특위의 결과물은 '역시 천안시의회야'라는 말이 성원의 메시지냐 조롱의 메시지가 될 것이냐를 결정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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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 부른 씁쓸한 졸업식 풍경졸업시즌이다. 천안지역 각급 학교들이 지난 6일부터 10일 사이에 졸업식을 갖고 새로운 다짐으로 상기된 학생들을 축하했다. 옛날 졸업식은 사제 간, 친구 간 석별의 정을 아쉬워하는 눈물바다였다면 요즘 졸업식은 학교생활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고 상급학교 진학을 격려하는 분위기다. 정든 교정을 떠나고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울 만도 한데 친구들과 떠들거나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 찍기에 열중한다. 자녀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온 학부모들은 형형색색 꽃다발을 들고 졸업식장에 서 있는 아들과 딸을 대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올 해 졸업식은 예전 졸업식과는 다른 풍경이 보였다. 경찰 순찰차가 교문 주변에서 경광등을 번쩍이고, 정복을 입은 경찰관은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만들자’라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는 교사들 뒤에 무전기를 든 경찰이 일부 행색이 수상한 학생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었다. 또 졸업식 후에도 학생들이 조금만 모여 있으면 곧바로 경찰이 다가가 무리를 해산하고 조속한 귀가를 독려했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축하하고 즐거워야할 졸업식장이 경찰의 감시 눈초리로 인해 긴장감에 젖어 있었다. 학생들의 졸업식 뒤풀이 일탈행위를 예방하고 졸업식과 관련한 학교폭력을 차단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축하와 격려가 있는 축제의 장이 경찰의 경계망에 휩싸여야 하는 상황은 지나쳐 보였다. 실제로 경찰을 바라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썩 기분 좋지 않은 언짢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8일 서울 63빌딩에서 서울지역 조폭 거물의 모친 팔순 잔치가 열렸다. 63빌딩 앞에는 경찰관 100여명이 집결해 잔치에 참가한 조직폭력배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등 조폭과 경찰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 모습은 마치 요즘 중·고등학교 졸업식과 사뭇 닮아 있었다. 학생들의 졸업식 일탈 행위가 얼마나 막장으로 치달았으면 교육 당국이 학교에 경찰을 들였겠느냐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학생을 조폭 취급하듯 강압적으로 감시하는 모습은 눈에 거슬렸다. 경건한 가운데 선·후배와 사제 간 석별의 정을 나눠야 할 졸업식장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깝다. 송사와 답사로 졸업식장이 눈물바다가 되고 온가족이 총 출동해 기념사진 찍은 뒤 자장면이나 돈가스를 먹던 졸업식장 풍경은 이제 점차 옛 이야기가 돼 가고 있음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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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보도 원한다면 숨기지 말라천안시의회가 지난 18일 제153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파행을 겪었다. 전종한 의원 외 8인이 주도한 ‘천안시 재정 건전성 확보 및 결산검사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추진을 두고 본회의에서 바로 통과시키자는 주최측과 다음 회기에 시간을 두고 시행하자는 반대파와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 빚어진 것이다.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가진 의원총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전해지는 말로는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대립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말이 제각각 달랐다. 어느 의원은 시행 시기를, 다른 의원은 특위구성 주체를 발의한 의원 중심이냐 의회 전체냐를 두고 대립했다고 하고 누구는 정당간, 의장단과의 대립, 어떤 의원은 절차가 원인이었다고 하는 등 제각각이었다. 취재기자 입장에서 보면 과연 이런 이유들이 대립할만한 가치가 있나 싶었다. 어차피 대의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합의했다면 시민들을 위해 신속하고 계획성 있게 추진해야 옳을 것이다. 만약 회의를 공개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자기가 하는 말과 행동을 시민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신경 쓴다면 명분없는 행동, 억지식의 편협함은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한 의원에게 의원총회 공개에 대해 물었더니 ‘시민들에게 꼭 알려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 아니었고 의원들끼리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보기 안 좋지 않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생각해 보니 최근 의원총회는 부쩍 비공개회의가 많아진 것 같다. 이유는 속기록에 남는 회의가 아닌 의원들이 편하게 토론하는 ‘사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의원’이라고 불리는 자리는 이미 시민의 대표인 공인의 자격인 것이다. ‘공’과 ‘사’의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문득 지난해 의정비에 대한 토론회에서 한 시의원이 ‘의원들의 활동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시민단체와 지역언론에서 모니터링하고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시의원의 의정활동을 알 수 있고 의원들 중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준을 갖게 된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공정한 보도와 평가를 원한다면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치부라고 느껴질지언정 알려야 하는 것이 맞다. 또 시민들이 알아야 할 사안은 공개한다는 생각보다는 사회적 부작용이 우려되는 일부 정보를 제외하고는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공정한 평가를 원하는 것은 너무나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다. 손톱만한 의원 뺏지지만 그것을 가슴에 달았을 때는 시민들의 대표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하는 말과 행동들은 60만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행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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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 기왕 할거면 제대로 하자천안시가 최근 2013년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를 위한 본격적인 붐 조성에 나서고 있다. 캐릭터 ‘웰비니’를 선정했고 이에 앞서 웰빙식품에 대해 이해하고 웰빙식품엑스포 붐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웰빙식품 세미나도 열었다. 헌데 이번 세미나를 지켜보니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세미나는 첫 강연부터 삐걱거렸다. 이정환 GS&J 이사장은 음악을 들려주며 강연을 시작하려 했는데 파일 용량이 많아 안 된다며 넘어가 버렸고 슬라이드 화면도 스텝과 사인이 맞지 않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거기다 이어진 강연은 서두부터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태어난 후 어미의 보살핌이 없으면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여성은 아이를 돌보고 남성이 사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혹자는 이를 두고 ‘인류는 모두 창녀의 후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순간 ‘창녀의 후손’이라는 표현에 정적이 흘렀다. 꼭 필요한 표현이었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참가자들은 다소 겸연쩍은 표정이었다. 출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그런지 집중하지 못하고 졸거나 산만한 모습을 하는 참석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첫 강연이 끝나자 절반 가량이 자리를 떠났다. 진행의 미숙함은 이어졌다. 첫 강연이 끝나자마자 뜬금없이 시립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친다고 단상위에 섰다. 반면 청중들은 화장실을 가거나 차를 마시러 자리를 떠나 돌아다녔고 장내는 어수선했다. 그런 와중에도 합창단은 노래를 시작했고 공연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후에도 행사는 뭔가에 쫓기듯이 진행됐다. 물론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웰빙식품엑스포가 시의회 심의를 통과한 후 첫 공식행사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스러웠다. 의회는 조례안 및 예산안 심의에서 웰빙식품엑스포가 과연 본래의 취지를 살려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겠냐고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진행상 예산을 전용하거나 심의를 받지 않고 용역을 진행하는 등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집행부는 시간에 쫓기고 국비를 확보하려다 보니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이런 세미나조차 매끄럽지 못하고 불안하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본 행사는 제대로 치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의회는 ‘어차피 상당부분 진행된 행사니까 기왕 하는 거 명실상부한 국제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렇다. 단편의 불안함을 키울 필요는 없겠지만 기왕 할 것이라면 정말 제대로 해서 이런 불안함이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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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청소년 자원봉사의 진정성부터 일깨워야자원봉사를 뜻하는 영어단어 ‘voluntarism’는 ‘자유의지’라는 의미의 라틴어 ‘voluntas’에서 유래했다. 타인의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이 자원봉사다. 서구에서 현대적 의미의 자원봉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자발적으로 병역을 지원하는 지원병을 일컫는 말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부상조 정신을 나타내는 두레와 계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자원봉사의 의미가 교육현장에서는 달리 적용되는 듯해 씁쓸하기만 하다.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시행되는 자원봉사가 ‘점수 따기’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는 공공기관과 문화교육 시설마다 봉사활동을 원하는 중·고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개학을 앞둔 시기에는 한꺼번에 몰려 오히려 거절하느라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학부모까지 나서 자녀들의 활동 장소를 물색할 지경이다. 일부 시설은 봉사시간을 부풀리거나 하지도 않은 봉사를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주는 부작용까지 속출하는 게 현실이다. 청소년들의 봉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입 내신 성적 또는 대입에 반영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으나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마련, 단체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나마도 형식적이다.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으면 연간 20시간을 채우기 위해 편법이 동원되고 ‘시간 때우기 식’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방과 후 시간을 내는 것이 사실상 힘들어 방학에 집중되고 고학년이 될수록 거의 하지 않는다는 조사도 있다. 교육행정기관은 그간 자원봉사 실시에서 드러난 문제를 분석, 보완하면서 봉사의 의미를 교육에 부여해 나가야 한다. 시간을 채우기 위해 1∼2회성 활동에 급급하기보다 자발적,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봉사의 참뜻을 먼저 일깨워 준 후 자연스럽게 실질적인 참여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재가 서비스 등 프로그램을 개발,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좋다. 봉사활동만을 다루는 전문가를 학교에 배치하고 교육과정에 반영해 자원봉사를 학업활동의 일부로 수용되도록 하면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겨울방학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의미 있는 봉사활동, 자유의지의 봉사활동, 참의미의 봉사활동을 학교교육을 통해 청소년에게 일깨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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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위상 세울 줄 아는 의회 되길지난 11월21일부터 오는 21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는 천안시의회 제152회 제2차 정례회가 중반을 넘어 폐회까지 열흘 정도 남겨두고 있다. 이번 회기에 진행되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는 2011년을 점검하고 2012년을 계획하는 중요한 일정이자 시의회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시기다. 게다가 시의회는 최근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다 행안부로부터 시정권고까지 받아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에 시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것일까. 행감 첫날부터 느슨한 태도와 날카로운 질의, 발굴사안 부족 등이 시의회의 활동에 아쉬움이 담겨있는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지적은 지난 10월 제151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도 19명의 의원이 93건의 질문을 접수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흐지부지 넘어가고 마는 모습에도 이미 나타난 바 있다. 지난 5일 열린 국제웰빙식품엑스포 공유재산심의에서도 이런 우려가 스쳤다. 의회는 사업추진과정에서 문제점을 무더기로 지적하고 철저한 감사를 대차게 요구했지만 집행부는 시의 역점사업이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추후 감사를 진행하고 우선 가결할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의회 역시 이런 부분을 감안해 원안 가결했다. 이날 가결 전 정회 때 한 시의원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집행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별도로 감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사업이 일정부분 진행됐고 중요한 사업인 만큼 통과시켜 줘야 할 것 같다. 다만 외부에서 의회가 봐주기 식으로 오해할까봐 현장에 있는 기자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잘못도 지적했고 할 일은 다했지만, 혹시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책임을 져야 되니 따로 감사를 한다는 집행부의 답변을 믿고 승인을 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런 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자체를 무산시키고 파행을 맞으라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시민의 대표로서 본인들이 요구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은 들었어야 했다. 이후 감사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그땐 또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한다고 성토할 것인가? 항상 의회의 위상을 강조하면서 정작 그 위상을 세울 수 있는 기회에는 유야무야 넘어가 버리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번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중 하나는 천안시민의 대표로서, 거기에 걸맞는 대우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시민들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의정비를 인상해 의원의 위상을 세우기에 앞서 시민의 대표로서 주어진 의무와 책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의회가 스스로 위상을 세우는 길이며 시민에게 인정받고 시민의 지지로 더욱 위상이 높아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길이다. 남은 회기동안 의회가 스스로 위상을 세우기 위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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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민귀군경(民貴君輕)은 요원한가?기자라는 직업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시민들에게 종종 ‘천안시청 공무원은 너무 뻣뻣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어떤 시민들은 무슨 경우를 당했는지 몰라도 격한 표현을 써가며 욕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민원을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떼쓰기 민원인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혀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공무원들을 가까이서 보면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 때문에 민원집중 부서의 경우에는 오히려 공무원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최소한 지난 14일 그 광경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날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성무용 시장과 농민단체협의회 대표들과 간담회가 끝난 후 미처 다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들고 한 농민단체 대표가 해당 실과를 찾았다. 천안시가 시세에 맞지 않게 축산 관련 예산이 적고, 특히 방역을 위한 소독약품구입비는 너무 미비하다며 이에 대한 해명, 그리고 시정을 요구한 것이었다. 천안시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그 대표가 조사한 예산자료와 타 지역의 사례를 봤을 때는 그의 말이 옳았다. 하지만 담당 과장은 끝까지 예산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있지도 않은 예산이 방역담당인 구청에 배정돼 있을 거라고 둘러대는 등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급기야는 “그래서 뭐를 얻고 싶은 것이냐”고 따지듯이 반문하는 모습은 할 말을 잃게 했다.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이 그렇게 어려웠는지 취재기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꿋꿋이 유지하는 ‘뻣뻣함’에 대찬(?) 기세까지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과실을 지적하는 민원인을 열심히 취재하는 기자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터뷰 요청마저 바쁘다며 매몰차게 거절했다. 2011년이 밝아왔던 지난 1월 국내 교수들이 새해 사자성어로 ‘민귀군경(民貴君輕)’을 선정했다는 보도를 보고 지식인들도 정부와 공무원들의 ‘뻣뻣함’이 지겨웠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민귀군경’은 맹자 ‘진심’ 편에서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고 말한 데서 유래한 성어로, 새해에는 나라의 근본인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시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한 것이다. 올해가 기울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천안시청 공무원들이 올해의 사자성어 ‘민귀군경’을 가슴에 새겨 최소한 남은 기간 동안에는 더이상 ‘뻣뻣하다’고 토로하는 시민들을 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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