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징계절차 잘못됐다며 고등연맹으로 징계안 반려...선수·학부모들만 속앓이
[천안신문] 지난 8월 불거진 천안제일고등학교 P감독의 승부조작 논란으로 애꿎은 선수와 학부모, 학교 측이 피해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1일 복수의 천안시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대한축구협회는 고등축구연맹으로부터 받은 P감독에 대한 징계 절차가 잘못됐다고 판단, 연맹으로 징계안을 돌려보냈다. 따라서 아직까지 협회로부터 정확한 징계를 받지 못한 P감독은 여전히 이 학교의 감독으로 재임 중이다.
P감독은 지난 8월 15일 경남 합천에서 열렸던 추계고교축구연맹전 서울 A고등학교와의 경기 중 대학 선배였던 A학교 감독과 짜고 일부러 져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경기를 A학교가 이기도록 해 이미 조별예선서 1위를 기록했던 제일고와 함께 당시 3위였던 A학교를 진출시키고자 했다는 것.
경기 후 논란이 불거지자 A학교와 토너먼트 진출을 놓고 경합을 벌이던 B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고, 고등연맹은 경기 감독관의 보고서, 인터넷 중계 영상 등을 토대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 P감독과 A학교 감독 C씨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사태가 커지자 P감독은 자신은 승부조작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연맹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 변호사 등을 통해 연맹에 재심을 청구했다. 연맹 측은 이러한 재심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약간 경감된 징계 수위를 협회에 올렸지만, 이마저도 반려됐다.
P감독에 대한 징계 여부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이것에 대한 피해가 선수와 학부모, 학교에 고스란히 떠넘겨지고 있어 지역 축구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일고 출신의 지역 축구 관계자는 “지금이 10월인데 감독에 대한 정확한 징계가 여태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면 내년도 신입생을 받는 일정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입생도 받지 못하고 분위기도 흉흉해진 가운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일고 축구부가 없어지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학교 측도 “대한축구협회의 정확한 징계가 내려져야만 학교도 도 교육청 등과 협의해 P감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학교가 취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징계자체가 전면 취소되어야 하는 억울한 사건"이라면서 "P 감독은 승부조작을 지시하지 않았고 우리 아이들은 결코 승부조작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한편, 1일 현재 고등축구연맹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징계안 반려 공문을 받지 못해 P감독에 대한 징계 절차는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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