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3 12:21
Today : 2024.05.03 (금)

  • 맑음속초21.8℃
  • 맑음24.5℃
  • 맑음철원24.1℃
  • 맑음동두천25.0℃
  • 맑음파주24.0℃
  • 맑음대관령23.7℃
  • 맑음춘천24.8℃
  • 맑음백령도18.9℃
  • 맑음북강릉24.4℃
  • 맑음강릉27.5℃
  • 맑음동해21.6℃
  • 맑음서울25.2℃
  • 맑음인천20.8℃
  • 맑음원주24.3℃
  • 맑음울릉도19.3℃
  • 맑음수원24.0℃
  • 맑음영월25.7℃
  • 맑음충주24.2℃
  • 맑음서산23.9℃
  • 맑음울진18.5℃
  • 맑음청주23.8℃
  • 맑음대전24.8℃
  • 맑음추풍령23.4℃
  • 맑음안동24.8℃
  • 맑음상주24.8℃
  • 맑음포항22.6℃
  • 맑음군산20.8℃
  • 맑음대구25.9℃
  • 맑음전주23.7℃
  • 맑음울산22.2℃
  • 맑음창원21.1℃
  • 맑음광주25.7℃
  • 맑음부산20.6℃
  • 맑음통영19.7℃
  • 맑음목포22.3℃
  • 맑음여수19.3℃
  • 맑음흑산도18.7℃
  • 맑음완도24.7℃
  • 맑음고창24.1℃
  • 맑음순천24.8℃
  • 맑음홍성(예)24.6℃
  • 맑음22.7℃
  • 맑음제주19.4℃
  • 맑음고산18.0℃
  • 맑음성산20.8℃
  • 맑음서귀포21.0℃
  • 맑음진주25.8℃
  • 맑음강화23.3℃
  • 맑음양평23.5℃
  • 맑음이천23.8℃
  • 맑음인제26.5℃
  • 맑음홍천25.1℃
  • 맑음태백26.2℃
  • 맑음정선군29.7℃
  • 맑음제천24.4℃
  • 맑음보은23.9℃
  • 맑음천안23.5℃
  • 맑음보령23.7℃
  • 맑음부여24.7℃
  • 맑음금산24.5℃
  • 맑음24.5℃
  • 맑음부안23.9℃
  • 맑음임실25.0℃
  • 맑음정읍24.5℃
  • 맑음남원25.5℃
  • 맑음장수23.2℃
  • 맑음고창군24.4℃
  • 맑음영광군24.0℃
  • 맑음김해시21.9℃
  • 맑음순창군25.6℃
  • 맑음북창원26.2℃
  • 맑음양산시24.7℃
  • 맑음보성군23.5℃
  • 맑음강진군26.2℃
  • 맑음장흥24.6℃
  • 맑음해남24.3℃
  • 맑음고흥24.9℃
  • 맑음의령군26.1℃
  • 맑음함양군26.3℃
  • 맑음광양시24.5℃
  • 맑음진도군21.1℃
  • 맑음봉화24.4℃
  • 맑음영주25.0℃
  • 맑음문경24.8℃
  • 맑음청송군26.1℃
  • 맑음영덕25.3℃
  • 맑음의성25.0℃
  • 맑음구미25.7℃
  • 맑음영천25.5℃
  • 맑음경주시27.0℃
  • 맑음거창24.8℃
  • 맑음합천26.8℃
  • 맑음밀양26.6℃
  • 맑음산청25.6℃
  • 맑음거제23.8℃
  • 맑음남해22.6℃
  • 맑음23.1℃
기상청 제공
교언영색(巧言令色)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언영색(巧言令色)

2949438326_T5kstWfa_ECA1B0ED9998EB8F992.png▲ 조환동 / 자유기고가.
[천안신문]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의 초기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대개의 묘사가 주어와 동사 그리고 목적어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그의 문장에서는 형용사나 부사 등 수식어가 적게 사용 되었다는 말이다.  다음의 문장을 읽어보자.
 
"[너무] 아름다운 비단으로 장식한 [넓은] 살롱을 상상해 보았다. 그 모습이 [굉장히] 웅장하고 [너무] 신비하다. [값진] 진귀한 보배들이 달려 있는 [아름다운] 가구하며, 뭇 여성의 선망을 받고 있는 사교계의 [인기있는] 남성들과 [친한] 친구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즐기도록 마련된 [향취 있고] 아담한 방을 상상해 보는 것이었다. [확실히] 이곳 사람들은 [아주] 큰 산처럼 [진짜] 멋있다. [더욱] 멋있다. "
 
위의 문장은 불필요하게 수식어가 많이 들어 있다. 아래는 [  ] 안의 수식어를 뺀 문장이다.
 
"아름다운 비단으로 장식한 살롱을 상상해 보았다. 그 모습이 웅장하고 신비하다. 진귀한 보배들이 달려 있는 가구하며, 뭇 여성의 선망을 받고 있는 사교계의 남성들과 친구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즐기도록 마련된 아담한 방을 상상해 보는 것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큰 산처럼 멋있다. 멋있다."
 
위의 두 문장 중 어느 것이 군더더기가 없어 읽기에 편한가. 여러분은 수식어가 지워진 후자임을 느꼈을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여학생들도 입술을 새빨갛게 칠하고 있다. 어떤 중고교 여학생들은 입술 뿐만 아니라 얼굴의 화장(化粧)도 짙해졌다. 청순한 얼굴이 그만 화장 속에 묻히고 말았다. 화장이 지나쳐 변장(變裝)이 되었다고나 할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금, 많은 예비 여대생들은 그들의 얼굴과 몸매를 고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고 있다고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대생의 52.5%가 미용성형(美容成形)을 경험했으며, 82.1%가 한 가지 이상의 미용성형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또 어떤 보도에서는 한국 여성들의 성형 수술율이 세계 1등이라고도 말했다.
 
교언영색(巧言令色). 이 말을 남의 환심(歡心)을 사기 위해 꾸민 말과 은근한 얼굴 표정을 뜻하는 말이다. 공자의 '논어(論語)' 에 나오는 말로, 교묘하고 화려한 말솜씨와 얼굴빛과 표정을 좋게 꾸미는 자 중에 어진 사람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니 형용사(形容詞)와 부사(副詞)가 남발되고, 얼굴과 몸매 꾸미기에 열을 올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교언영색 다름 아닐 것이다.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는 이런말도 나온다.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 누가 현명합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는 '자장은 지나쳤고, 자하는 미치지 못했다.' 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다시 묻기를 '그러면 자장이 나은 것입니까?' 이에 공자가 또 대답했다. '過猶不及(과유불급),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라.'
문장 속에 수식어가 많이 들어있다던지, 화장이 지나치다던지, 이런것들도 '과유불급'이긴 마찬가지라 하겠다. 

만사(萬事)는 적절(適切)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것이다. 넘치거나(over) 모자라면(shortage) 흠이 된다.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절제되고, 본 모습이 드러나는 가벼운 화장, 이런것들이 그리운 요즈음이다.


천안신문 후원.png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