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천안시민프로축구단의 공식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안에 불안함을 내재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년 시즌, 현 K3리그 천안시축구단은 ‘천안시민프로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K리그2에 참여한다. 구단은 이미 법인명 변경을 마쳤고, 조금씩 사무국의 인원도 충원하고 있으며 유소년 등 프로화에 대비한 각종 업무들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천안시민들의 오랜 열망대로, 내년 시즌 천안에 프로축구단이 정식으로 출범한다면 지난 2000년 일화프로축구단(現성남FC)가 성남으로 연고를 옮긴 이후 약 23년 만에 프로축구단이 다시 생겨나게 된다.
프로축구단 출범 후 마냥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만도 않은 것이 시민구단의 현실이다. 바로 재정 건전성이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팀 예산을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만 하고, 이 예산이 자칫 정치적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되면 구단의 생명력 또한 여기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천안의 프로 출범에 앞서 이러한 불안함을 미리 보여준 구단들이 몇몇 있다. 시민구단으로서 지역 내에서 골칫거리로 여겨지다 얼마 전 매각 후 ‘부자구단’으로 탈바꿈한 대전하나시티즌이 하나가 될 것이고, 그 다음은 현재 축구계 안팎에서 해체설이 나돌며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성남FC다.
이들 모두, 시민구단 시절 건전한 재정구조를 갖지 못해 지역 내에서 ‘미운오리새끼’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팀들이었다.
더욱이 최근 성남FC는 이재명 의원(前성남시장)의 유산을 지우려는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시장의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해체 및 매각 움직임으로 인해 축구계 안팎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성남뿐 아니라 다수의 시‧도민구단은 해당 지자체의 단체장, 즉 구단주가 바뀌게 되면 바람 앞의 등불 신세를 면치 못한다. 많은 축구팬들은 이미 그러한 사례들을 무수히 많이 지켜봤다.
천안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물론 지금은 축구종합센터 건립 작업과 함께 프로축구단 창단 작업이 진행되면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있지만 앞으로 축구단의 미래에 있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돈, 바로 재정의 안정성이다. 지금의 천안시축구단도 천안시에서 받는 운영예산으로만 팀의 재정을 꾸리고 있다. 당연히 팀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못하다. 자생력까지 갖추진 못하더라도, 팀 전체 재정의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재정적 건전성은 훨씬 좋아질 것이다.
천안시와 축구단 관계자들은 지금부터라도 바쁘게 ‘세일즈’를 해야 한다. 천안시의회는 지난해 6월 프로축구단 운영지원조례를 통과시킬 당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연간 50억원을 축구단에 출연하기로 했다. 10억원은 구단 자체수입으로 충당해 총 60억원의 재원으로 구단이 운영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나와 있는 10억원, 아니 그 이상의 돈을 구단 관계자들은 지금부터 발로 뛰며 벌어야 한다. 구단의 미래가치를 대내외에 알리고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 바로 구단 관계자와 천안시가 지금부터 할 일이다.
대한민국 축구계에서 아직 시‧도민구단으로서 성공적 사례를 보이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3년 만에 찾아온 천안의 프로축구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역을 넘어 전국 최고의 인기구단, 더 나아가 탄탄한 재정을 자랑하는 모든 프로축구팀의 롤모델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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