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낮에는 내 그림자가 내 행동을 지켜보고 밤에는 내가 한 짓을 이불은 알고 있다 하듯이, 공직자는 사람이 보지 않는 깜깜한 밤중에라도 행동을 신중히 하여 부끄럽지 않게 하라고 했다.
요즘 천안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끄러운 일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다.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게 됨에 있어 가장 중심에 서는 이가 시장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보좌관이다.
지난해 6급 상당 임기직으로 채용하여 일년여 근무하다가 지난 6월 지방 선거 시 현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후 5급 사무관 상당 임기직으로 전격 정책보좌관이 되었다.
일반직 공무원들이 사무관에 올라가려면 통상 30여 년이 소요되는 것을 단 일여 년 만에 초고속 사무관급으로 채용하였다고 한다.
정책보좌관 채용 즈음에 검찰의 압수수색도 받았다. 그럼에도 시장은 그를 채용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일반직의 경우 기소가 되면 직위해제를 시켜 업무에서 배제시킨다. 재판을 받게 되면 당연히 업무가 소홀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검찰의 시장 기소를 두고는 시청직원이나 시민들의 걱정스러움과 결국 올 것이 왔다는 이야기가 무성하다.
이런 무리수가 있어서인지 공무원 조직을 이용해 홍보 등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검찰의 기소가 이루어졌다.
재작년 보궐선거후에는 캠프 출신자들을 공공기관 대표로 임명하여 시의원과 시민들로부터 낙하산이라는 비아냥도 심하게 받았다.
수년 전 천안시 전직 시장과 전직 최고 간부가 금품수수 건으로 수사를 받을 때 직원들에게 절대 돈 받지 말라, 향응 받지 말라고 지시하면 직원들이 속으로 ‘너나 잘해’ 라고 비꼬는 등 조직 기강이 말이 아니었다.
옛날의 선비들은 혐의를 받게 되면 진부를 불문하고 벼슬을 내려놨던 추상같은 공직 기풍이 있었다.
물론 기소가 됐다고 공직자로서 자질이 안된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이런 크나큰 사태를 몰고 온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는 사법적 심판 이전에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시장과 측근이라고 이런 사람을 그대로 두고 정책보좌 일을 시킨다면 시장 또한 한통속으로 오해를 더 받게 될 것이며 시청 내 다른 직원들과의 위화감과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예부터 사람을 잘 알고 잘 가려 써야 한다고 했다. 과잉 충성하는 자나 아부하는 자를 옆에 두면 언젠가는 같이 패망하는 게 진리이다.
지도자의 용인술에 먹구름이 끼면 본인은 물론 그 조직과 그가 관할 하고 있는 전체가 암울해지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몰고 온 중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반성하고 속죄하고 70만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타결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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