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박상돈 천안시장과 박경귀 아산시장이 지난달 1차 심리에 이어 이번 달 2차 심리에서도 재차 1주일 간격으로 법정에 섰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앞선 1차 심리와 마찬가지로 2차 심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박경귀 아산시장 역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두 박 시장 1심 재판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서전교 부장판사)가 맡아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두 박 시장에 대해 증인신문, 참고인신문, 피고신문 등을 예고했다.
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신속히 공판절차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재판부는 적어도 5월까지는 두 시장에 대해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 게다가 재판부가 심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두 시장에 대한 유·무죄 판단과 별개로, 한 가지는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한다.
지난 1일 박경귀 아산시장이 법원에 출석했을 때 지지자들 일부가 박 시장을 맞았다. 이들은 심리를 마치고 법원을 빠져 나가는 박 시장을 향해 ‘박경귀는 무죄다’라고 외쳤다.
지지자 중엔 충남아산FC 박성관 단장도 섞여 있었다. 기자가 이유를 묻자 박 단장은 “박(경귀) 시장 재판상황이 궁금해서 왔다”며 자발적인 행위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구단주인 구단 단장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오늘(8일) 열렸던 박상돈 천안시장에 대한 2차 심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졌다. 몇몇 지지자들은 법원에 도착한 박 시장을 맞았고, 법원 로비에선 여성 지지자들이 ‘박 시장님 사랑해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법정으로 향하는 박 시장을 격려했다.
일부 지지자들에겐 시장이 아무 잘못도 없는데 법원 문턱을 넘나드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고, 또 일부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시장님’ 재판이 어떻게 흐르는지 궁금할 수 있겠다. 이 같은 심경은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이 점만큼은 분명히 하자. 지지자들이 법원 안팎에서 벌이는 지지와 성원은 자칫 분열을 부추길 위험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두 박 시장은 지난 6.1지방선거 과정에서 저지른 잘못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 중이다. 유·무죄를 판단할 최종적인 권한은 법원에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지자들이 법원 바깥에서 무죄를 외친다고 재판부가 곧장 무죄 판단을 내리는 게 아니다.
시민으로서 시장이 일주일 간격으로 법원을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썩 유쾌하지 않다. 게다가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선 최악의 경우 시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일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재판 진행과정에 관심을 갖되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성원하고 때론 감시하는 게 시민의 도리 아닐까?
앞서 적었듯 재판부가 심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만큼 지지자들도 냉정을 잃어선 안된다.
지지하는 ‘시장님’을 향해 애정을 표출할 기회는 많다. 그리고 법원이 최종적으로 무죄판단을 내렸을 때 ‘우리 시장님 무죄다’고 외치면 된다. 앞으로의 심리에서 ‘박경귀 무죄’ ‘시장님 사랑해요’ 등의 구호가 들리는 일은 다시 없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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