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8 19:56
Today : 2024.05.09 (목)

  • 맑음속초7.5℃
  • 맑음9.4℃
  • 맑음철원10.6℃
  • 맑음동두천10.8℃
  • 맑음파주9.3℃
  • 맑음대관령0.1℃
  • 맑음춘천10.4℃
  • 맑음백령도11.6℃
  • 맑음북강릉9.2℃
  • 맑음강릉9.4℃
  • 맑음동해7.6℃
  • 맑음서울12.8℃
  • 맑음인천12.2℃
  • 맑음원주12.7℃
  • 맑음울릉도8.7℃
  • 맑음수원10.7℃
  • 맑음영월8.1℃
  • 맑음충주10.2℃
  • 맑음서산9.3℃
  • 맑음울진8.0℃
  • 맑음청주14.1℃
  • 맑음대전11.2℃
  • 맑음추풍령6.7℃
  • 맑음안동9.2℃
  • 맑음상주9.6℃
  • 맑음포항10.1℃
  • 맑음군산11.1℃
  • 맑음대구9.6℃
  • 맑음전주12.2℃
  • 맑음울산8.2℃
  • 맑음창원10.3℃
  • 맑음광주13.1℃
  • 맑음부산10.5℃
  • 맑음통영10.2℃
  • 맑음목포12.7℃
  • 맑음여수12.3℃
  • 맑음흑산도12.4℃
  • 맑음완도12.2℃
  • 맑음고창9.6℃
  • 맑음순천8.3℃
  • 맑음홍성(예)10.7℃
  • 맑음10.4℃
  • 구름조금제주14.0℃
  • 맑음고산12.8℃
  • 구름많음성산12.9℃
  • 구름조금서귀포14.0℃
  • 맑음진주9.0℃
  • 맑음강화11.6℃
  • 맑음양평13.2℃
  • 맑음이천12.5℃
  • 맑음인제7.4℃
  • 맑음홍천9.6℃
  • 맑음태백1.2℃
  • 맑음정선군4.7℃
  • 맑음제천8.2℃
  • 맑음보은9.1℃
  • 맑음천안10.5℃
  • 맑음보령9.7℃
  • 맑음부여10.1℃
  • 맑음금산8.2℃
  • 맑음11.0℃
  • 맑음부안11.1℃
  • 맑음임실8.8℃
  • 맑음정읍9.6℃
  • 맑음남원9.4℃
  • 맑음장수6.8℃
  • 맑음고창군8.9℃
  • 맑음영광군9.8℃
  • 맑음김해시10.1℃
  • 맑음순창군10.2℃
  • 맑음북창원10.7℃
  • 맑음양산시10.1℃
  • 맑음보성군10.0℃
  • 맑음강진군11.5℃
  • 맑음장흥11.3℃
  • 맑음해남9.9℃
  • 맑음고흥9.2℃
  • 맑음의령군8.4℃
  • 맑음함양군7.7℃
  • 맑음광양시11.1℃
  • 맑음진도군9.7℃
  • 맑음봉화6.2℃
  • 맑음영주8.2℃
  • 맑음문경9.2℃
  • 맑음청송군5.0℃
  • 맑음영덕6.8℃
  • 맑음의성7.2℃
  • 맑음구미9.4℃
  • 맑음영천7.3℃
  • 맑음경주시6.9℃
  • 맑음거창7.5℃
  • 맑음합천9.2℃
  • 맑음밀양9.6℃
  • 맑음산청8.4℃
  • 맑음거제9.6℃
  • 맑음남해11.1℃
  • 맑음9.2℃
기상청 제공
[이슈분석] 끝 모를 ‘세계 최대 예수상’ 기획사기, 물신주의 기대 몸집 키웠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분석] 끝 모를 ‘세계 최대 예수상’ 기획사기, 물신주의 기대 몸집 키웠다

착공 감사예배 드렸지만 정작 허가취소·불교사찰 실체 ‘유령’...후속 피해 막아야

0305_기독교기념관 부지_01.jpg
모형 예수상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천안시 입장면 일대 한국기독교기념관 사업부지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신문] 지난 1997년 <할렐루야>란 영화가 개봉돼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배우 박중훈이 주연을 맡은 영화인데, 전과 5범 전과자 양덕건(박중훈 분)이 교회 개척 자금 1억 원을 가로채기 위해 가짜 목사 노릇을 한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기자는 설연휴 직후인 1월 25일부터 현 시점까지 한국기독교기념관 건립 사업을 둘러싼 의혹을 취재해왔다. 

 

대게 취재 기간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면 새로운 사실은 서서히 고갈되기 일쑤다. 하지만 이 사업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은 끊이지 않고 불거져 나오는 중이다. 

 

그간 수차례 언급했지만, 총정리 차원에서 되짚어 보고자 한다. 먼저 재단법인 한국기독교기념관과 협력단체인 한국교회연합(아래 한교연)은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137m 높이 세계 최대 예수상과 기독교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지난해 12월 착공 감사예배까지 드렸다. 

 

하지만 관계관청인 천안시는 지난해 4월 착공허가를 취소했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황학구 이사장이란 인물은 한때 불교사찰 국원사 대표를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국원사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실체는 없음이 확인됐다. 한 제보자는 현직 세무사인 황 이사장의 친형이 유령 사찰을 만드는 데 개입했다고 알렸다. 

 

또 황 이사장은 기독교기념관 테마파크 예수상 건립에 1조 넘는 돈을 투자하겠다며 투자금을 모금하고 다녔다. 황 이사장은 2021년 4월 개신교 계열 인터넷 신문 <기독일보>와 인터뷰에서 “성경 말씀 구성처럼, 66개 기독교 교단과, 1,189개의 교회, 31,102명의 목회자와 788,258명의 성도가 건축헌금 헌납에 참여해 달라”고 권유했다. 

 

또 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에도 교단 5백 만원, 교회 2백 만원, 목사 40만원, 평신도 30만원 씩 특별목적 헌금을 책정해 헌금을 독려했다. 

 

하지만 정작 황 이사장 본인은 ‘무일푼’이었음이 새로 드러났다. 황 이사장의 권유로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A 씨는 황 이사장이 자신을 찾아와 “출소 직후로 금융거래가 불가하다”며 자녀 명의의 계좌로 투자금을 입금해 줄 것을 종용했다고 고발했다. 

 

투자금을 끌어들여 가족 등 타인 명의로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투자피해자 A 씨와 B 씨와 인터뷰하면서 황 이사장이 그리스도교 신앙과는 거리가 먼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두 피해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황 이사장은 사업을 위해 개신교를 철저히 이용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개신교 탈을 쓴 사기극, 완벽히 성공했다 


0305_황학구 헌금 권유_.jpg
한국기독교기념관 사업 핵심인물인 황학구 이사장은 교단 5백 만원, 교회 2백 만원, 목사 40만원, 평신도 30만원 씩 특별목적 헌금을 책정해 헌금을 독려했다. Ⓒ 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황 이사장의 전략은 성공했다. 황 이사장은 기독교기념관 사업을 벌이면서 ‘봉안당’이 아니라고 철저하게 선을 그었다. 

 

오히려 ‘동방의 예루살렘’·‘기독교 상징 랜드마크’ 등으로 사업을 포장했다.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교연은 황 이사장 뒷배구실을 하며 판을 ‘깔아줬고’, CBS를 제외한 대다수 개신교계 언론은 황 이사장의 감언이설을 열심히 ‘퍼날랐다’. 

 

어처구니없는 건, 목회자·장로들이 황 이사장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갔다는 점이다. 앞서 기자는 이 사업이 ‘먹혀 든’ 근본적인 이유가 한국교회 전반에 팽배한 물신주의라고 지적했었다. (관련기사 : http://www.icj.kr/news/view.php?no=41530 )

 

투자피해자 A 씨의 말도 다르지 않다. A 씨는 “목사·장로 들은 신앙심 보다는 황 이사장이 약속한 배당금에만 골몰했다”며 교회에 만연한 물신주의를 개탄했다. 말하자면 황 이사장의 기획사기 의혹은 앞서 든 영화 <할렐루야> 실사판인 셈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황 이사장은 경찰 수사를 받는 중인데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도 받고 있다. 그 와중에도 지난해 12월 버젓이 착공 감사예배를 드리면서 사업을 홍보하고 다녔다. 그리고 한교연은 황 이사장의 의혹이 언론 보도로 불거져 나오고 있음을 알면서도 사업 강행의사를 밝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에 대해 ‘건강한 작은 교회’ 운동을 해오고 있는 인천 세나무교회 이진오 목사는 6일 오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한교연이 사업강행 의지를 보이니 황 이사장도 사업에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교연이 황 이사장에게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한교연은 왜 황 이사장을 감싸는 것일까? “투자피해자 인터뷰에 비추어 볼 때 한교연 소속 목사, 장로들이 기독교기념관 사업에 이익을 기대하고 투자한 듯하다. 이 사업이 무너지면 이익이 물거품 되니 속칭 ‘폰지사기’ 수법처럼 사업을 밀어 붙이고 후속 투자자를 물색해 자신의 이익을 회수하려는 속셈이라는 말”이라고 이 목사는 판단했다. 

 

결국 한국교회의 물신주의가 기획사기를 불렀고, 다시금 물신주의가 기획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는 셈이다. 

 

영화 <할렐루야>에서 목사 행세를 하던 전과 5범 양덕건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교회를 떠나고, 택시운전으로 소일한다. 하지만 현실은 좀 더 음울하다. 

 

투자사기가 명백함에도 황 이사장은 기자회견 때 다 밝히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기자회견 일정은 차일피일 미루는 중이다. 

 

한편 한교연은 아무런 반성이 없다. 되려 “투자피해자가 어디 있나? 있으면 데려오라”며 적반하장식 행태를 보이는 중이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 기독교회복센터 김디모데 목사는 “한교연은 사죄 기자회견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국 개신교 137년 역사를 기념해 짓겠다던 세계 최대 예수상, 하지만 이는 한국 개신교 137년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남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황 이사장 재판이 임박해 있다. 재판 진행과정, 그리고 경찰 수사과정에서 황 이사장의 혐의가 더해질 여지도 없지 않다. 사법당국이 종교를 빙자한 사기행각에 대해 철퇴를 가해주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황 이사장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거액을 헌금한 목회자·장로·평신도가 있다면 제보를 당부한다. 

 

저간의 상황을 감안해 보면 이 사업은 추진이 어렵다. 천안시·천안 서북구청 등 관할관청의 의지가 확고한데다, 투자피해자는 사업부지를 처분해 피해를 변제하겠다는 강경입장이다. 

 

한교연 상임대표인 이영한 장로 스스로도 “이 사업이 언론에 나가면서 자금줄이 막히기 시작했다”고 털어 놓는 와중이다. 

 

계속해서 투자 사기피해를 숨긴다면, 일단 피해를 인정받기 어렵다. 더욱 심각한 건 후속 투자사기를 방관하는 결과마저 불러올 수 있다. 그러니 얼마간이라도 피해를 입었다면 꼭 알리기 바란다. 

 

※ 한국기독교기념관 투자사기 피해자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 : 041)556-1212 / 이메일 iron_heel@daum.net


천안신문 후원.png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