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느리게 걷고 있는 천안시티FC “사무국장님, 새 운동화 사주세요”

기사입력 2023.06.11 12:11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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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시티FC 김형목 신임 사무국장. 앞으로 축구단에 새로운 운동화를 선물해 줘야 할 인물이다. ⓒ 사진=천안시티FC 제공

     

    [천안신문] 프로축구 K리그2 천안시티FC에 공직자 출신 사무국장이 부임했다. 실업축구 시절인 2019년 처음으로 민간인 출신 사무국장을 선임한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그간 축구단의 사무국장직은 퇴직한 공직자 출신 인사가 맡아왔던 게 사실이었다. 2019년 첫 민간인 출신 사무국장이었던 유영근 전 국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그랬다. 그래서였을까. 실업축구였던 내셔널리그 당시 천안시청축구단은 ‘퇴직공무원 집합소’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달리기도 했다.

     

    물론 이들의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퇴직공무원들이 근무했던 당시 구단 내외부적으로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축구인들과 프런트, 즉 구단 직원간의 보이지 않는 불만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민간인 출신 사무국장이 두 명 거쳐 갈 동안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2023년, 프로축구 무대인 K리그2 참가 원년에 다시 공무원 출신 사무국장이 부임했다.

     

    이번에 부임한 인사는 천안시가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성공한 후 시청 내 설치한 ‘축구종합센터건립추진단’의 단장을 맡아왔던 인물이다. 당시 이 부서에는 프로축구단 창단과 관련한 업무도 진행했었기 때문에 이번 사무국장 부임은 그가 맡았던 업무의 연장선상이라고도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리고 30여년이 넘는 행정업무 경험도 현재의 천안시티FC로서는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자가 올 시즌 내내 구단의 이모저모를 심층 취재하면서 느끼고 있는 점은, 구단의 구성원들과 이를 관리․감독하는 시 관련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양 구성원들이 직접적인 언급은 안했지만 제3자 입장에서 지켜본 이들 두 구성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무척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을 게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이번에 선임된 신임 김형목 사무국장의 부임 소식이 알려지게 되자, 구단 측 관계자들은 이러한 답답함이 좀 해소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가 30년이 넘는 행정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축구단과 천안시 간의 가교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것이다.

     

    김형목 국장은 이제부터 할 일이 무척 많다. 아직까지 천안시티FC 구단 내부는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구단주인 박상돈 시장의 말대로 프로축구단으로서의 틀을 갖추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이러한 틀을 갖추기 위해 김 국장을 비롯한 천안시티FC 구단 직원들은 앞으로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천안시티FC는 아직까지 K리그2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부터 하나하나 내실을 다져간다면 언젠가 선수단의 성적 또한 반등할 것이 분명하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느리게 걷기’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천안시티FC는 조금 느리게 걷고 있을 뿐이다. 느리게 걷고 있던 팀에 새 운동화를 선물하는 일은 구단 내부 구성원들이 할 일이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천안시티FC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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