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광장] 정무보좌관에 목줄 잡힌 시장이라는 소리 듣지 말자

기사입력 2023.08.14 06:07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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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홍순 논설위원.


    [천안신문]행정안전부 예규인 “지방공무원 인사제도 운영지침”에 의하면 정책결정의 보좌업무 또는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전문임기제 공무원을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시에서는 6급상당 정무팀장을 비서실에 두어 시장을 보좌하는 업무를 분장시켜 왔으나 지난해 전국동시 지방선거시 공무원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기획 혐의가 인정돼 지난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의하면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당선되자마자 6급상당이던 정무팀장을 지난해 8월 16일 임기 1년(2023년 8월 15일까지)의 지방전문임기제 나급(5급 상당)으로 승진 임용했다. 일반공무원이 5급이 되려면 50대나 30년 이상 경력이 되어야 하는데 29세에 이런 초고속 혜택을 받아 내부로부터 엄청나게 쓴소리를 받았다.

     

    이때에도 시장의 선거 당선 유공자로 보은 인사라는 세평이 자자했었다. 이후 시청 내 인사·이권개입 등 여러 말들이 많았고 특히 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인 지난 2월 말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감봉 1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도 쉬쉬하다가 알려지게 되어 직원들의 공분을 샀다.

     

    이렇게 정무보좌관이 좌충우돌 하는 것을 알면서도 시장이 아무 말 못 하는 것을 보면서 선거때에 정무보좌관한테 목줄을 잡혀 시장이 꼼짝 못 한다는 소문도 청내에 쫙 퍼졌었다.

     

    특히 이번에 재판에서 ‘시장은 모르게 나 혼자 기획 결정한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진술을 하여 시장이 무죄 받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1심에서 시장이 살아나는 데 일등공신이라는 시장 측근인들로부터 칭송 아닌 칭송을 받는 상황이다.

     

    이렇기에 이번 8월 15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재임용 관련하여 또 말들이 많다. 이런 최고의 충신이기에 대법원 확정 전까지는 무죄추정원칙에 의거 재임용을 해야 한다는 시장측의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소문이 확산되고 있어 언론과 조직내부에서 반발이 많다.

     

    일각에서는 시장을 살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니 일단 재임용을 해주고 연말 대법원 최종 판결 시 자연스럽게 탈락시키는 게 시장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조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재임용 시 그에 따른 시민의 혈세가 또 지출되는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정무보좌관의 임기가 8월 15일 자로 만료됨에 따른 재임용 여부를 심사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지자체 인사위원회는 부단체장이 위원장으로 사실상 시장의 의지를 따르는 거수기 역할이 주된 임무이다. 시장의 의사에 반하여 결정을 한 사례를 전국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시장은 자기를 위해 희생하여 범죄자가 된 정무보좌관을 내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범죄자에 대한 보은인사를 강행할 경우 공직사회의 줄 세우기 관행이 정착되며 그에 따른 각종 위법이 난무해질 우려가 크므로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에서는 1심법원의 시장 무죄에 대해 8월 11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한 검찰은 1심 재판부에서 박 시장과 관련해 달리 판단한 부분이 있어 항소심에서 검찰의 입장을 충분히 제시하겠다며 항소했다.

     

    이런 위중한 상황임에도 천안시장은 정무보좌관 재임용을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전·현직 공직자는 물론 의식있는 시민들로부터 많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아무리 시장이 정무보좌관으로부터 무죄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하더라도 정도에 벗어나는 일을 하면 안 된다. 항소심 재판부에서도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며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시장은 이쯤에서 제갈량의 읍참마속(泣斬馬謖) 교훈을 새겨보면 좋겠다. 군령을 어겼기에 가정(街亭)의 싸움에서 패한 마속을 눈물을 머금고 참형에 처했다. 마속은 재능과 위엄이 뛰어나고 군사 전략에 능하여 제갈량이 매우 신임한 부하였지만, 자신의 임무가 적군의 길목을 지켜 승리를 해야 하는 것을 망각하고 산 위로 병사들을 이끌고 올라가 고립을 자초하여 적군에게 포위 대패하여 매우 애석하였으나 기강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없이 목을 베었다.

     

    아무리 아끼는 직원이지만 여러 허물이 많은 그를 재임용하여 얻는 마이너스 효과를 생각해 보면서 부디 목줄잡힌 시장이라는 안타까은 소리 더 이상 듣지 말기를 바란다. 본인 또한 재임용을 스스로 포기하여 임명권자인 시장의 부담을 덜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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