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 받으면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당시 국방차관이던 신범철 현 국민의힘 천안갑 예비후보의 이름도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신 예비후보는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해병 제1사단 소속이던 고 채 아무개 상병은 지난 2023년 7월 경북예천군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그리고 뒤이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이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아래 공수처)가 수사에 나섰다.
‘MBC뉴스데스크’는 3월 6일자 리포트에서 국방부 2차 압수수색 영장을 근거로 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으며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신범철 예비후보의 이름도 이 리포트에 등장한다.
신 예비후보는 MBC에 "임성근 사단장을 빼라고 지시한 적 없고,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장관 지시만 전달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는 보다 자세한 입장을 듣고자 오늘(7일) 오전 선거운동에 한창인 신 예비후보를 만났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16일 신 예비후보를 천안갑에 단수공천했었다.
신 예비후보는 기자에게 "MBC가 압수수색 영장을 근거로 보도한 듯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국회에 출석해 이 전 장관 지시사항을 김계환 사령관에게 전달했다고 분명히 밝혔고,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직권남용 아니다’는 신범철 예비후보, 외압의혹 당시 행적은?
하지만 국방부검찰단이 작성한 통화기록, 그리고 신 예비후보가 지난해 8월 국회에 출석해 한 발언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먼저 기자는 ‘군인권센터’를 통해 해당 통화기록 전문을 입수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2023년 7월 31일부터 8월 7일 사이 신 예비후보는 김계환 사령관과 열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2023년 8월 1일 통화 내용이다. 이날 신 예비후보와 김계환 사령관은 세 차례 전화통화를 한다.
신 예비후보가 국회에서 발언을 재구성하면, 신 예비후보는 첫 통화에서 "장관님 지시가 간단한데 왜 그런가?"라고 묻는다. 이어 두 번째 통화에서 신 예비후보는 "해병대사령관이 조사본부로의 이관을 건의하기에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검토해보겠다"고 말한다.
2023년 8월 1일 신 예비후보(당시 국방차관)와 김 사령관 사이에 세 차례나 통화가 이뤄진 이유는 무엇일까? 고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은 2023년 7월 30일 해병대 1사단 임성근 사단장 등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가 있으며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조사결과 보고서를 국방부에 보고했다.
한편 이종섭 전 장관은 7월 31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수사단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브리핑은 한 시간을 앞두고 돌연 취소됐다.
외압 의혹은 바로 다음 날인 8월 1일 불거졌다. 바로 이날 이 전 장관은 국방부 법무관리실에 전화를 걸어 혐의사실 제외와 수사결과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교롭게도 신범철 예비후보가 김계환 사령관과 세 차례 통화한 날도 8월 1일이다.
저간의 상황을 감안해 보면, 신 예비후보 역시 국방차관으로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그러나 신 예비후보는 기자에게 "그런 말한 적 없다. 다 가짜뉴스"라면서 “만약 정말 문제가 있다면 후보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신 예비후보의 입장에 대해 박정훈 대령 측 A 변호사는 “해당 통화기록은 국방부검찰단이 박정훈 대령 항명사건 담당 재판부에 증거로 낸 자료다.포렌직식 자료라도 제시해야 하나?”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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