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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평을 여는 에세이②] 김지안 ‘비밀의 숲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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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평을 여는 에세이②] 김지안 ‘비밀의 숲에’

김영곤사진.jpg
▲ 김영곤 (문학평론가/수필가/시인)

[천안신문] K다. 안쓰럽다. 내게전화를 하다니.

 

K는 모임에서 만났다. 그는 이따금 어두운 나를 부신 눈으로 바라보았다. “지안 씨 자체로 아름다워요.” 그는 한석규처럼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 문장은 작은 불씨처럼 기억에 남았다.

 

시간이 한참 흘러모임에서 우연히 만났다. 얼굴에 살도 많이 붙고, 한석규와는 더 이상 닮지 않은 모습이었다.

 

감정은 이제 지나간 그 순간, 추억 속에 고여 있을 뿐. 강물도 흘러가고, 세월도 흘러간다. 사람의 마음도 흘러가버린다. 그는 21세기로 건너오지 못한다. 20세기 비밀의 숲에 남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세월은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땐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누군가 “당신 자체로 아름다워요”라고 말해주지 않아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을.

 

삶은 모두에게 그의 성장을 위해 불친절한 얼굴을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사랑이란 목숨 바치는 거창하고 화려한 것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작은 배려에도 깃들어 있다는 것을.

 

▣ 감상평

 

사르트르의 슬픈 문장 하나를 음미해 본다. "인간은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없는 존재인 듯이, 바꿔 말하면 자신이 아직 없는 곳에서 있는 존재인 것처럼 저편을 향해 늘 자기를 내던지는 존재다."

 

"비밀의 숲" 같은 현재의 자신에게서 탈출하여 미래를 만들어내려는 존재, 김지안 수필가이다. 

 

"왜 삶은 이토록 내게 불친절한가." 그녀는 헤겔이 말했듯이 일을 통해 자신을 의식하면서 자신의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 발견하고자 "고된 노동"과 "혹독한 사막의 시기"를 용기있게 헤쳐온 작가이다.

 

나아가 "삶은 모두에게 그의 성장을 위해 불친절한 얼굴을 할 때가 있다는 걸" 깨닫고 "생의 대변자이자 고뇌의 대변자이며 둥근 고리의 대변자(니체)"로서의 작가 반열에 들어 서 있다.

 

그녀에게서 니체의 음성이 생생히 들린다. "나의 소리는 닭의 울음소리가 되어 너를 깨우고 말리라! 네 귀에 채워진 사슬을 풀라. 귀를 기울이라! 나 네 소리를 듣고 싶구나! 일어나라! 일어나라! 무덤들조차도 귀기울이기에 족할 만큼 뇌성이 울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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