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과 지성, 그리고 품격

기사입력 2011.03.04 11:34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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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성수 고려대학교 교수


    ‘지성’과 ‘야성’은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1970년 제6대 고려대학교 총장 취임사 중의 “새 시대의 지도자는 치밀한 지성과 대담한 야성을 지니면서도 능히 그 조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는 높은 차원의 전인적 인간이어야 한다”라는 말씀 중에 언급되었습니다. 저는 이 지성과 야성에‘품격’을 추가하고, 순서를 약간
    바꾸서 야성, 지성, 품격을 리더가 추구해야 할 세 가지 정신 요소로 제안하고 싶습니다.


    야성은 열정과 추진력의 원천이고, 지성은 지혜와 판단력의 원천이며, 품격은 명예와 아름다움(여기서 아름다움은 정신적 아름다움을 포함함), 그리고 멋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야성, 지성, 품격의 개념들과 이 개념들의 순서는 세계사를 관찰함으로써 발견하였습니다. 지금 선진국의 지배세력을 이루는 사람들의 선조들은 대부분 야성이 넘치는 야만족들이었습니다. 영국, 미국-앵글로 색슨족; 독일-게르만족; 프랑스-프랑크족; 북유럽국가들-바이킹족. 이들은 로마제국이 융성하던 시절에는 로마에 뒤졌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로마는 야성과 지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나, 이들은 야성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로마의 지배층이 자기만족에 빠져 야성을 잃어버리자, 서(西)로마제국은 야만족들에게 멸망당합니다. 그 후, 유럽의 야만족들은 서로 치열하게 싸우면서, 기독교의 도입, 르네상스, 종교개혁을 통하여 야성에 지성을 추가합니다. 그리고, 대항해시대, 계몽운동, 시민혁명, 산업혁명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발전한 유럽 선진국들과 미국의 지배층들은 부유하게 되면서 품격을 추구합니다. 그렇게 해서, 예를 들어, 영국은 ‘신사의 나라’로도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 선진국들은 더욱 더 발전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고구려는 야성이 넘쳤으나, 지성이 부족하여 망한 것으로 보이고, 고구려의 멸망 이후, 한반도의 지배층에서 야성이 실종되어, 한반도의 국가들은 만주 땅을 되찾지 못하였습니다. 몽골의 경우에는 야성으로 넓은 땅을 정복하여 대제국을 이룩한 적이 있으나, 지성이 부족하여 그 대제국을 유지, 발전시키지 못하고 잃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보면, 야성은 발전의 원동력이고, 지성은 그 발전의 방향을 잘 잡아주고 발전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야성, 지성, 품격은 자유, 정의, 진리하고도 통합니다. 야성은 자유를 추구하고, 지성은 진리를 추구하며, 품격은 정의를 추구합니다.

    야성적인 사람은 신체가 건강하고, 열정적이며, 의지가 강하고, 실행력이 강합니다.


    지성적인 사람은 차분하고 신중하며, 지식과 지혜를 추구하고, 사람, 사물,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보며, 행동의 연쇄적 효과에 대하여 미리 생각을 하고, 현명하게 판단합니다.


    품격있는 사람은 양심적이며, 타인을 배려하고, 원칙을 지키며, 명예를 추구합니다.


    어떤 조직에서든지 리더십은 품격, 지성, 야성을 다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이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갖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리더 그룹에 품격 있는 사람, 지성적인 사람, 야성적인 사람이 다 있어야 합니다. 이때에는, 품격과 지성을 갖춘 사람이 최고 리더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우리가 야성, 지성, 품격을 지속적으로 연마하며, 자신의 발전이 동시에 공동체의 번영에 대한 기여가 되는 삶을 살면, 이런 삶이야말로 참으로 보람된 인생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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