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9 23:44
Today : 2024.05.20 (월)
[천안신문] 박경귀 아산시장이 일방적으로 교육경비를 삭감해 반발을 사는 가운데, 이번엔 아산시가 화살을 아산시교육지원청(아래 교육지원청)에 돌려 공연한 분란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산시는 휴일인 12일 오후 입장자료를 내고 교육지원청에 날을 세웠다. 아산시가 문제 삼은 건 지난 10일 교육지원청이 각 출입언론사에 보낸 ‘아산시의 교육지원 예산 조정에 대한 충남교육청 입장’이란 제하의 보도자료다.
교육지원청은 해당 보도자료에서 “박 시장이 상수도요금 감면 최소와 5개 교육사업비 총 9억 1천 만원 지원을 전액 취소하거나 중단했다”며 해당 내역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산시 교육협력 지원사업 예산은 아산시와 교육지원청이 서로 협의해 편성한 예산을 아산시의회가 심사해 확정한 예산”이라면서 “시의회에서 확정한 교육경비 예산을 교육청으로 전출하지 않고 불용처리 한다면 국민혈세인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 교육청은 아산시에서 지원하지 않겠다고 한 교육협력 사업비에 대해 별도 추경예산을 편성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또 박 시장이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충남교육청에 사용처가 불분명한 교육안정화 기금이 총 1조원 쌓여 있다”는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충남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의 미래교육 수요와 노후된 교육시설 환경 개선 등 대규모 시설투자 사업에 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아산시는 오늘(12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 문서는 작성자, 작성부서, 연락처 등이 없고, 충남교육청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보도자료 형태가 아니며, 충남교육청 보도자료 게시판에도 게시되어 있지 않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문서가 ‘충남교육청 입장’을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진짜 충남교육청의 주관부서가 작성한 충남교육청의 공식적인 입장인지 아니면 제 3부서 또는 제 3자가 작성한 문건인지 알기가 어렵다. 이 문서가 충남교육청의 공식적인 입장이 맞는지 밝혀줄 것을 충남교육청에 공개 요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입장문 발표 직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반적인 내용은 충남교육청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며 아산시 입장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이미 충남교육청은 관련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었다. 먼저 충남교육청은 10일 “아산시의 삭감 예산을 추가경정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 없고, 그 피해는 지역 학생과 학부모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또 교육안정화 기금에 대해서도 충남교육청 측은 9일 오후 기자에게 “교육청은 일단 조례에 근거해 추가교부금을 기금으로 해놓았다. 이어 기금 운영계획을 심도 있게 수립해 기금을 사용할 것이다. 지금 미래교육을 위해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기금은 2~3년 안에 소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었다. (관련기사 : http://www.icj.kr/news/view.php?no=41795 )
말하자면 교육지원청이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은 앞서 충남교육청이 밝힌 부분과 일치하고, 더욱 중요하게는 언론을 통해 보도돼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아산시는 오히려 “사실 관계에 맞지 않는 내용이 많고, 무엇보다 아산시와 충남교육청 양 기관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키며, 양 기관의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표현도 많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더구나 아산시가 교육지원청을 겨냥한 입장문을 내면서 ‘작성자, 작성부서, 연락처 등이 없다’고 밝혔지만, 정작 아산시 입장문 역시 작성자, 작성부서, 연락처는 없었다.
기자는 홍보담당관실 이준상 팀장, 유규상 홍보보좌관 등에 전화를 걸어 작성 경위를 물으려 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박경귀 시장은 교육경비 삭감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부 세력이 왜곡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 ‘예산삭감은 시장 고유권한이다’는 식으로 자기입장만 강변하는 한편, 충남교육청 아산시교육지원청 등으로 화살을 돌리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데, 본인만 옳다고 몽니부린다”며 개탄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