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고] 정인이 사건을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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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인이 사건을 마주하며

기사입력 2021.01.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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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01231_144006317.jpg▲ 김주영 / 천안시 아동학대예방위원.
[천안신문] 16개월 정인이의 죽음, 가슴이 쓰리고 아픈 것 이상으로 오열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16개월의 그 자그마한 아기가 양모의 지독한 학대와 폭행을 견디며 지낸 271일. 얼마나 두렵고,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

이번 정인이의 죽음도 아동학대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망사건이다.

가까이는 지난해 6월 우리지역 9살 김군이 여행 가방에 갇혀 사망한 사건도 그랬다. 그리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6년 신원영군 살인 암매장사건이 떠오른다. 아동학대로 우리 곁을 떠나간 아이들이다. 사건이 일어나면 그때마다 우리는 공분하고 절규했다. 지금처럼! 하지만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정인이에게는 양모의 학대에서 벗어나 살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시스템 안에서 책임을 다해야하는 이들의 안일함으로 묵살되어 사망에 이르렀다.

담당 경찰관의 '내사종결', '혐의 없음'이라는 어이없는 수사 결과에 대한 기록만이 남아 있다.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인이의 양모가 가슴 수술하는 동안 돌보았다는 양모의 부모(포항제자들교회부부) 또한 방관자이고 공범이 아닐까? 과연 법과 시스템은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 인권법을 만드니 그 법을 이용하고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아동학대예방법을 만드니 작은 꼬투리로 생떼를 써서 어린이집 cctv로 꼬투리 잡아 합의금을 받아내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고, 성폭행을 줄이겠다는 미투는 어떠한가?

천안시의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대처를 살펴보면 2019년 아동학대예방 조례(천안시의회 김월영 의원 대표발의)가 제정 되었다. 조례에 의거하여 아동학대예방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하지만 아무런 활동 없이 시간을 보냈고 9살 김군이 여행 가방에 갇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상돈 시장의 지시로 아동보육과가 신설되는 고무적인 일도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나 지자체는 많은 제도와 법(조례)을 만들고 위원회를 구성한다. 천안시에는 120개가 넘는 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그 많은 위원회의 존재이유는 무엇이고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유명무실 수당만 챙기는 유령위원회들로 정작 역할이 필요한 위원회마저 요식행위의 일환으로 묻혀가는 것은 아닐까?

우려석인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 아동학대예방위원회의 년 1회의 정기회의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위원회의 위원이 되면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거라 기대한 내가 순진한 것일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회의가 불가피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방안을 강구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어나서는 안 될 정인이의 사망사건을 마주하며 깊은 고민을 해 본다. 사건이 일어난 후, 처벌 강화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앞서 학대를 방지하고 예방하는 시스템의 책임 있는 역할수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아동학대의 79.8%가 부모에 의해 발생한다고 한다. 사례를 나누었을 때 친부 45.8%, 친모 29.7%, 계부와 계모는 2.0%를 차지한다. 이번 사건으로 사랑으로 아이를 입양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가정에 피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통계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부모 교육이다. 자녀를 둔 모든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은 이미 교육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한계성을 인정하고 사각지대, 취약계층, 먹고 살기가 빠듯한 위기 가정의 부모들을 어떤 방법으로 이끌어내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며,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위기로부터 지키고 보호해야하는 아이들은 무관심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더 많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망에 이르게 한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또한 필요할 것이다.

뽀얗게 웃던 정인이가 멍투성이가 되고 췌장이 파열되어 죽을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까지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대처와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정인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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