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보좌관에게 쇼핑백 전달한 적 없다”

기사입력 2015.11.18 18:09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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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백은 노란색이나 초록색으로 준비했다”
    [부여=충지협]‘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되어 불구속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3차 공판이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장준현) 심리로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성완종 전 회장의 지시로 경남기업 계열사를 통해 24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모 전 부사장과 그의 부하직원인 김모 전 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증인 간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법정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모 전 부사장은 “2013년 상반기쯤 성 전 회장이 현금을 포장해달라고 지시해 부하직원인 김모 전 차장에게 준비를 시켰다”라고 말하며 “이 쇼핑백을 (자기)방으로 찾아온 이모 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은 “한 씨가 쇼핑백 전달 날짜와 금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면서 2013년 상반기쯤이었다고 기억하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성 전 회장이 말한 것을 염두에 두고 짜맞춘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리고 “부하직원 김 씨의 경우 ‘3000만원은 대봉투나 종이박스에 넣어 쇼핑백에 넣었다’고 진술했는데 한 씨는 ‘무조건 박스를 쇼핑백에 넣었다’고 말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한 씨는 “이모 보좌관이 내 방에 와서 ‘회장님이 말씀하신 것을 빨리 달라’고 해서 준비한 쇼핑백을 급히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이모 보좌관이 내 방에 있을 때 김모 전 차장이 쇼핑백을 갖고와 바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비슷한 시기 현금 준비해 포장 증언’ vs 진술에 신빙성 의문 반박
    경남기업 김모 전 차장, 이완구 전 총리 3차 공판에서 한모 전 부사장과 진술 달라

    이날 발언에 앞서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성 전 회장 측 비서진이 성 전 회장의 지시로 한 씨에게 쇼핑백을 받아 성 전 회장의 차에 실었다고 말한 내용과 일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부하직원 김 씨는 “한 전 부사장실에서 300~500만원 정도 이모 보좌관에게 전달한 경우는 있었지만, 쇼핑백의 경우는 없었다”고 전혀 다른 진술을 했다.

    이 전 총리 측 변호인이 한 씨에게 “쇼핑백을 접은 뒤 테이프를 붙이는 경우가 있느냐?고 포장방식을 묻자 한 씨는 “보통 쇼핑백 윗부분을 테이프로 두 번 붙이거나 스탬프로 찍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반해 직접 쇼핑백을 포장한 김 씨는 “쇼핑백에는 테이프를 붙이지 않고, 붙인 적도 없었다. 한 전 부사장이 박스 내용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밀봉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한 씨와 상반된 진술을 했다.

    특히, 이같은 진술은 3차 공판(11월 6일) 때 쇼핑백의 손잡이가 있는 끝부분이 한 번 정도 접혀져 스카치 테이프로 마감한 모양이었다고 진술한 금모 씨 및 여모 씨의 진술과도 배치되는 부분이어서 주목된다.

    아울러 한 씨는 지난 4월 숨진 성 전 회장의 옷에서 나온 메모지에 대해 “표(비자금 메모)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진위를 모르겠다”고 하면서 메모지에 등장하는 ‘7억, 3억, 2억, 10만불’에 대해서도 “성 회장에게 최대 2억원까지 만들어준 적은 있지만 7억원이나 3억원은 만든 적도, 지시가 내려온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성 회장이 녹취록에서 ‘회삿돈 빌려다가 이 전 총리에게 3000만원 줬다’는 것에 대해서도 “성 회장이 회삿돈 빌려간 적이 없고 차용증을 쓴 사실도 없다”고 하면서 거듭 “회삿돈을 빌려서 성 회장에게 직접 비자금을 마련해 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한 한 씨는 “쇼핑백의 색깔은 어두운 톤이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으나 이와 달리 김 씨는 “쇼핑백은 주로 노란색이나 초록색으로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발언은 3차 공판 때 성 회장의 운전기사 및 수행비서인 여모 씨와 금모 씨가 주장했던 ‘갈색 쇼핑백’과는 전혀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재판 직후 이 전 총리는 “오늘 재판을 보면 성 전 회장이 자필로 쓴 메모에 나오는 7억 이런 것을 증인들(한모 씨, 김모 씨)이 만들어준 적이 없다는건데 깜짝 놀란다”며 “(형사소송법상) 특신(특별히 믿을 수 있는 상태)이라고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늘 증인으로 나온 한 전 부사장과 부하직원은 쇼핑백 포장 상태에 대해 서로 다르게 증언했다”며 “지난 공판 때 나왔던 수행비서 및 운전기사와의 진술과도 또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과 변호인 측이 한치의 양보없이 법정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됐다.

    향후 재판 일정은 오는 11월 23일과 12월 8일 부여지역 증인들을 대상으로 신문을 시작으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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