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천안을 빛낸 사람들] 조이상 소방교 “소방관은 손을 잡아주는 일이에요”

기사입력 2021.01.22 09:10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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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신문] CA미디어그룹 천안신문은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지역을 아름답게 빛낸 분들을 위해 자매지인 아산신문과 공동으로 천안과 아산지역에서 발굴한 인물의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한 권의 책으로 엮는 작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정치, 사회, 교육, 농업, 문화, 체육 등 각 분야에서 선정되신 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본보에 연재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여기 실린 모든 분들의 이야기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어려움을 겪고있는 시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북돋아주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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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조이상 소방교는 충남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아산소방서로 임용되어 주로 화재진압대원으로 활동했으며 2018년부터 천안서북소방서에서 화재진압대원과 구급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이상 소방교는 지방공무원 외국어 경연대회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고,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도 취득하여 소방 업무에 유용하게 써먹기도 한다. 기타 연주와 족구를 좋아하고, 소방관 노래 ‘우리는 간다’를 작사·작곡했다.
     
    또한 개인 블로그를 통해 1000여개가 넘는 흔적을 남기고 있으며, 소방관의 이야기 ‘오늘도 구하겠습니다’를 출간해 2020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에 선정되기로 했다.
     
    그는 2020국회자살예방대상 공모에서 자살예방에 헌신하는 유공자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은 하루 38명씩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한 유공자에 대한 국회 차원의 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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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풋내기에서 진정한 소방관이 되기까지
     
    화재진압, 구조, 구급은 소방관의 주요한 세 가지 임무이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조이상 소방교는 “손을 잡아주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고층빌딩에서 뛰어 내리려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일, 화재현장에 쓰러져 있는 요구조자의 손을 잡아주는 일, 심정지 상태의 환자를 흉부압박으로 살려내는 일, 도로 한가운데에 위태롭게 서 있는 강아지의 목숨을 구한 일 등등...하지만 놓쳐버린 손이 더 많았다.
     
    자동차에 부딪혀 생을 마감한 사람,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손에 힘이 빠져 추락한 사람, 화장실에서 발견된 독거노인의 죽음, 이불 위에서 질식사한 아기 등 안타까운 사연 등 무수히 많은 일들을 접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진압대원들은 소방호스를 들고 기다리는데, 차량 조작 미숙으로 물을 공급하지 못한 일, 1초가 아쉬운 긴박한 상황에서 출동지령서를 뽑느라 시간을 지체한 일 등 풋내기 시절의 좌충우돌 했던 경험도 떠올린다.
     
    ■ 사회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직업 2위 ‘소방직’
     
    그러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는 소방관들, 소방관의 생존은 셀프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직업군 2위에 소방관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은 56명으로, 같은 기간 순직한 23명보다 높다.
     
    소방청은 25%의 소방관이 수면장애를 겪었고, 5.6%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방관들은 늘 생사가 오가는 위급한 상황과 처참한 사고현장과 마주쳐야 하는 현실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고, 따라서 트라우마를 겪게 될 확률이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높다. 그래서 때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직업인 소방관들의 피땀으로 국민의 안전이 지속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하지만 소방관이 자신의 안전을 못 챙긴다면, 누구에게 안전을 챙기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조이상 소방교는 “‘소방관의 목숨은 셀프’다. 언젠가는 소방관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꿈꾼다”고 힘줘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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