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아산시의회 제240회 제2차 정례회가 지난 25일 오전 개회했다. 이번 정례회에선 2023년도 아산시 예산안 심의가 이뤄지기에 의미는 각별하다.
이 같은 중요성 때문일까? 시의회 본회의는 뚜껑을 열자마자 신경전이 오갔다. 이날 5분 발언에 첫 발언자로 나선 천철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다 선거구)이 포문을 열었다.
천 의원은 박경귀 아산시장이 서울에 소유한 20억 원대 아파트를 거론한 데 이어 신정호 아트밸리 사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자 전남수 의원(국민의힘, 라 선거구)은 다소 거친 어조로 “그만 합시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전 의원이 언성을 높이자 김희영 의장은 “5분 발언 순서”라며 중재에 나섰고, 전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날 정례회에선 박경귀 시장의 시정연설이 예고된 상태였다.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이었고, 연설 중엔 새해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앞서 5분 발언에서 나온 문제제기를 의식한 듯 시정연설에 앞서 자신의 입장부터 밝혔다.
박경귀 시장과 천철호 의원 사이의 신경전, 그리고 전남수 의원의 항의성 퇴장 등은 정치적 의사진행 과정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여야 정쟁으로 폄하하는 시각이 없지 않지만, 사실 정치는 원래 싸움터다.
단, 페어플레이 정신을 잃어선 안 된다. 정치란 살상용 무기가 아닌 ‘정제되고 품위 있는’ 말로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쟁’하면 얼른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르는 건, 우리 정치가 너무 저급한 말싸움만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5분 발언 과정에서 분위기가 살짝 험악해졌지만, 재빨리 중재한 김희영 의장과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자리를 뜬 전남수 의원 모두 ‘선’을 지켜줬다. 이 점에 대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바로 그게 문제 !
그러나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선 한 마디 해야겠다. 박 시장은 천 의원이 “너무 많은 사실을 침소봉대, 견강부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시장은 이어 이 같이 말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따라서 누구나 재산을 취득하고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게 어떤 형태가 됐든. (생략) 6년 전 완전히 이사 와서 서울에 살 집이 없습니다. 6년 전 (아산으로) 완전히 이사 와서 아산시민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고요, 소유를 어디에 하고 있느냐 거주를 어디에 하고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박 시장이 문제제기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1. 대한민국 국민은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따라서 누구나 재산을 취득하고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게 어떤 형태가 됐든.
=> 이미 박 시장 서울 소유 20억 아파트가 ‘법적으로’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직자로서 자세와 태도가 문제인데, 박 시장은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2. 6년 전 완전히 이사 와서 서울에 살 집이 없습니다. 6년 전 (아산으로) 완전히 이사 와서 아산시민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고요.
=> 박 시장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배우자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소재 L아파트 84.80㎡ 한 채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고, 이 위원회는 이를 관보에 실었다.
박 시장은 또 이 아파트를 2억 원에 전세를 줬다고 신고했다. 주택 소유주는 법에 따라 임대인에게 퇴거를 요청할 수 있다. 서울에 살 집이 없다는 말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3. 소유를 어디에 하고 있느냐 거주를 어디에 하고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 시장의 서울 소유 아파트가 문제가 되는 건, 아산시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공직자가 서울에 20억 아파트를 소유하고 헐값 전세를 주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이다. 바로 이 사실 때문에 박 시장의 진정성이 의심 받는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에 살 집이 없다면서 재산 소유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자가당착도 이 정도면 심각한 수준이다.
박 시장은 공직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금 성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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