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우리가 신하나 부하를 평가할 때 여러 부류로 나눈다. 간신(奸臣) 충신(忠臣) 양신(良臣)이다. 간신은 간사한 신하를 뜻하고 충신은 충성을 다하는 신하, 양신은 슬기롭고 어진 신하를 말한다.
즉 ‘간신’은 자기에게는 좋지만, 군주와 백성에게 나쁘게 하는 사람이고 ‘충신’은 자기에게는 해롭지만, 군주나 백성에게는 좋게 하는 사람이며 ‘양신’은 자기도 군주도 백성도 좋게 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로부터 간신은 배척대상이요, 충신과 양신이 흠모대상이었다. 그럼 충신과 양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를 잘 나타내주는 고사가 있다. 중국 당 태종 시대에 명신 ‘위징’의 간언이 전해온다.
당 태종에게 위징이 고했다. “폐하, 저를 ‘충신’으로 만들지 마시고 ‘양신’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그게 무슨 말인가?”, “충신은 자신도 죽고 가족과 가문도 풍비박산이 납니다. 군주도 폭군으로 낙인찍혀 결국 나라도 멸망합니다. 남는 것은 충신의 이름 석 자뿐입니다.”
하지만 “양신은 살아서는 편안한 삶을 살고 명성을 얻고 가문도 번창합니다. 군주 역시 태평성대를 누리고 나라도 부유해집니다. 저는 폐하의 충신보다는 양신이 되고 싶습니다.”
‘정관의 치’라 불린 태종의 치세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부하인 위징의 끝없는 간언을 들어준 태종의 열린 리더십에도 기인한다. 위징의 서릿발 같은 직언에 분노한 당 태종이 “위징을 참하라”라는 명을 수없이 내린 뒤 “그만둬라”라고 거두는 일이 많았다고 하니 직언을 수용하는 리더십이 ‘양신(良臣)’의 조건임은 분명하다.
요즈음 지방행정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떠한가? 기관장 주변에서 해바라기성 간신과 잘못된 충신으로 인해 그 당사자는 물론 기관장까지 큰 고통을 겪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혼탁한 물에 이끼가 많이 끼는 것처럼 조직환경이 깨끗하지 못하면 간사스러운 간신과 불나비 같은 충신들이 꼬여 들게 되어있다.
열심히 일 잘하는 동료들 발목 잡아 넘어트려 조직을 침체시키고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인해 위법을 저질러 자기는 물론 기관장까지 위험에 빠트려 함께 자폭하게 하는 것이다. 맑은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맑은 물을 유지하기 위해선 청정한 물을 계속 받아야 하고 물을 담아놓는 곳도 늘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한다.
기관장은 본인 스스로의 청정 관리는 물론 자기가 관리하는 조직 내에 불결한 조직원이 생기지 않도록 늘상 정화 노력과 신상필벌을 강화함은 물론 간신과 맹목적인 충신은 멀리하고 모두에게 이익되는 양신(良臣)을 가까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 보는 눈을 밝혀야 한다. ‘앞에서 알짱거리고 입에 발린 소리 하는 사람을 멀리’하며 ‘진중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가까이’해야 한다.
감사부서에서도 힘없는 하급직원들만 잡지 말고 힘 있는 기관장 측근을 비롯하여 주요부서 간부들에 대해서도 엄정한 복무관리로 불법을 차단하고 위법시 추상같은 조치를 확행해야 한다.
조직원들 또한 조금 일찍 승진하겠다고 성실한 동료와 간부에 대한 험담과 모함 날조 유포로 음해의 구렁텅이에 빠트리지 말고 일로써 정당하게 경쟁해야 하며 바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목숨 걸고 직언도 불사해야 한다.
모쪼록 간신(奸臣) 충신(忠臣)보다는 양신(良臣)이 많아 나와 기관장도 잘되고 직원도 잘되며 시민도 잘되는 우리 고장이 되길 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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