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조선 후기 '정초부(1714~1789)'는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던 노비 시인이었다.
그가 지은 '동호'는 서정시의 백미로 꼽히는데, 당시 문인은 물론 아이들까지 외울 정도로 회자되었던 시라고 한다.
"동호(東湖)의 봄 물결은 쪽빛보다 푸르고
또렷하게 보이는 건 두세 마리 해오라기
노 젓는 소리에 새들은 날아가고
노을진 산 빛만이 강물에 가득하다"
전국의 기차역 앞에도 지게꾼들이 많았다. 이름하여 '역전 지게꾼'이다. 역에서 내린 승객의 짐을 집까지 운반해 주고 품삯을 받는 일이었다.
6.25전쟁 때도 지게꾼들이 있었다. 지게로 탄약과 식량을 나르며 전장을 누빈 사람들이다. 당시 동원된 지게꾼은 연인원 30만 명이 넘는데, 짐을 나르다가 2064명이 죽임을 당했고, 실종 2448명, 부상 4282명이나 되었다.
오는 7월에는 경북 칠곡에 지게 부대원 추모비가 세워진다고 한다.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은 158㎝의 작은 체구지만 45년간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올랐다. 60여명에 달했던 설악산 지게꾼 중 한 사람이었다.
'임기종'은 말한다. "지게꾼 일은 내가 좋아서 한 일이었다. 하나도 무겁지 않았다. 일감을 준 사람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설악산엔 지게꾼이 없다.
현재 부산진역 앞에는 지게꾼 동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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