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칼럼] 우리사회의 허무함과 부조리, 어떻게 치유할까?

기사입력 2023.12.11 10:05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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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윤 논설위원 /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천안신문] 우리 사회는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다. 모두가 돈을 벌기 위해 미친 사람들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천성이라고 이해하지만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과도한 물질적 욕망은 개인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스페인의 작가 케베도의 『세상의 꿈』 이란 시를 통해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를 깨닫고 잠시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기를 권한다. 

     

    그런 시간을 통하여 진정한 가치를 숙고하고 추구해야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참다운 삶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해야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세계 제일의 자살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너무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자연인으로 사는 것 마저 동경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5.2명(2022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많은 사람들은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공을 한답시고 삶 자체를 되돌아보지 못한 채 경쟁 때문에 자신을 마모하고 있다. 

     

    백번을 양보하여 이 같은 삶을 통하여 성공을 이루더라도, 그 성공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경쟁의 압박과 스트레스로 인해 삶의 만족도만 떨어뜨릴 뿐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 하면서 케베도의 아래의 시를 음미해 보면 우리에게 성공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진정한 행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진정한 행복은 현실의 성공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질을 갈고 닦아서 꿈을 이루고 삶의 의미를 찾는 데서 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실의 허무함을 인식하고, 헛된 꿈을 좇는 것을 이쯤에서 멈추어야 한다. 그 보다는 현실과 꿈의 조화를 추구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것이요,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꿈(Sueños)

    -케베도-

    우리는 꿈과 닮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곳은 거짓과 위선이 가득합니다.

    왕과 귀족은 권력을 휘두르고,

    법관은 돈을 받고 판결을 내립니다.

    성직자는 돈을 위해 신앙을 팔고 있습니다,

    군인은 전쟁을 통해 재산을 모읍니다.

    상인은 거짓말과 속임수를 일삼으며,

    서민은 가난과 고통 속에서 살아갑니다.

    세상은 꿈과 같은 곳,

    그곳은 모든 것이 허무합니다.

    부와 명예는 덧없는 것이며,

    사랑은 배신으로 끝납니다.

    세상은 꿈과 같은 곳,

    그곳은 모든 것이 환영입니다.

    우리는 꿈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어느 날 눈을 뜨면 세상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세상은 꿈과 같은 곳,

    그곳은 모든 것이 무의미합니다.

    우리는 왜 이곳에 태어났는지?

    우리는 왜 이곳에 살아가는지?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케베도는 이 시를 통하여 세상의 허무함과 부조리를 풍자하고 비판하였다. 시인은 세상을 꿈과 같은 곳으로 보며, 그곳은 거짓과 위선이 가득하며 모든 것이 허무하다고 말하는 대목에 이르면 우리 정치 현실과 사회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시인은 세상의 부조리를 다양한 직업군을 통해 신랄하게 꼬집었다. 왕과 귀족은 권력을 휘두르며 백성들을 착취하고, 법관은 돈을 받고 판결을 내리며, 성직자는 돈을 위해 신앙을 팔고, 군인은 전쟁을 통해 재산을 모으며, 상인은 거짓말과 속임수를 일삼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세상은 마치 꿈과 같은 곳으로, 모든 것이 허무하고 의미가 없다고 시인은 단언 하였다. 물론 이 글은 17세기 스페인 바로크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글이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17세기 스페인은 종교 개혁과 전쟁으로 인해 사회가 혼란스러웠고,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허무함과 회의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케베도는 세상의 허무함과 부조리를 풍자하고 비판하였다.

     

    오늘날에도 이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세상의 허무함과 부조리를 느끼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이 글은 세상의 참모습을 깨닫게 해주고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계기가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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